부모라면 한 번쯤 해보는 고민, ‘자녀 양육’ 시대에 흐름에 따라 변하기도 하고, 내 아이에 성향에 따라 변해야 하는 자녀 양육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데요. 그래서 오늘 <삼성생명 블로그 L>에서는 삼성생활문화센터 이상희 박사님과 함께 ‘내 아이 기질에 맞는 행복한 자녀 양육법’에 대해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함께 만나볼까요?
넘쳐나는 자녀양육서를 읽어보고, 좋다는 방법을 써보지만, 정작 우리 아이에겐 잘 들어맞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아이 말을 잘 들어주고 사랑하라고 하지만 막무가내로 떼를 쓰는 아이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난감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지요. 오늘은 차돌이 엄마와 순돌이 엄마의 대화를 통해 자녀양육법에 대한 내용을 소개하겠습니다. 당신의 자녀는 차돌이나 순돌이 중 누구와 비슷한가요? 어느 아이가 마음에 드시나요? 미래 사회는 좀 더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인재상을 요구하니 차돌이 같은 모습이 나을 거라 생각하시나요? 혹은 더불어 사는 사회이니 예의 바르고 점잖은 순돌이가 더 낫다고 생각하시나요?
아이들은 저마다 타고난 기질이 있습니다. 기질(temperament)이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성을 말합니다. 쉽게 말하자면, 나무의 결이 있듯이 아이마다 타고난 내면의 결이 있습니다. 나무의 결을 무시하고 다루다 보면 손에 가시가 박히고 나무 목재도 제 기능을 발하지 못하는 것처럼, 아이가 가진 기질을 무시하고 남들이 좋다는 방식으로 대한다면 아이도 부모도 힘들 어질 수밖에 없지요.
어떤 아이는 너무 예민하고 짜증을 잘 내서 키우는 내내 엄마를 힘들게 하는가 하면, 어떤 아이는 별 자극이 없어도 혼자 잘 노는 순한 아이도 있습니다. 겁이 없고 대범해서 원하는 게 있으면 주저하지 않고 행동으로 옮기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먼저 몸을 사리고 조심하는 아이가 있지요. 이렇게 아이의 기질과 성향이 다양한데도 불구하고, 학교에서 요구하는 일정한 틀에 맞추려다 보면 종종 갈등을 겪게 됩니다. 정해진 기간에 숙제를 마쳐야 하고, 정리정돈도 잘해야 하고, 어른들 말씀에 순종하고, 창의성도 있어야 하고, 자기주도적인 태도도 길러야 하고… 아이들에 따라서 어떤 요구 사항은 쉽게 습득하기도 하지만, 애를 먹는 경우도 있습니다. 엄마의 양육방식이 훌륭해서 아이가 순하게 크는 것도, 잘못 양육했기 때문에 아이가 까다로운 것은 아니랍니다.
내 아이에게 맞는 양육방법을 찾기 위해서는 아이의 타고난 기질과 성향을 먼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부모인 나 자신은 어떤 사람인지, 나와 아이와 어떻게 다른지도 살펴보아야 합니다. 부모님의 기질에 따라서, 내 아이의 기질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도, 혹은 못마땅한 마음에 야단을 치기도 하지요. 부모-자녀의 기질 차이로 인해 갈등이 반복되다 보면 부정적인 감정이 쌓이게 되고 자녀의 자존감에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부모-자녀관계도 실타래처럼 엉켜버려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생긴답니다.
클로닝거(Cloninger) 박사는 외부의 환경 자극에 아이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따라 네가지 기질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는 어떤 기질인지, 그에 맞는 양육법도 함께 살펴볼까요?
아이들의 기질에 따라 달라지는 다양한 양육법
첫째, ‘자극추구’성향이 높은 기질입니다. 이런 기질의 아이들은 새로운 자극에 쉽게 이끌리므로 주변에 호기심이 많습니다. 이것저것 만지고 싶어 하고, 사달라는 것도 많습니다. 활동적이지만 금방 싫증을 내므로 반복적인 일은 잘 견디지 못해, 산만하거나 인내심이 부족하다고 야단을 맞기도 하지요. 이런 아이를 기르기 위해서는 특별히 부모님의 여유와 지혜가 필요합니다. 적당한 규율과 훈련이 필요하지만,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로 아이를 묶어두기보다는, 세상을 탐색할 수 있는 자율적인 영역을 좀 더 넓게 제공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규율과 자율의 조화로운 영역 안에서 타고난 기질을 발휘한다면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사람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둘째, ‘위험회피’성향이 높은 기질입니다. 한마디로 신중하고 조심성 있는 아이들입니다. 혹시라도 있을 위험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걱정이 많고 불안 수준이 높습니다. 새로운 상황을 접하면 쉽게 위축되고 수줍음을 많이 타는 편이라, 자신감이 부족하고 소심하다는 평을 듣기도 하지요. 이런 아이들은 부모가 느긋하게 기다려주고, 안전함을 느낄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할 필요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공해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너 마음대로 그려봐~” 라기 보다는 주제나 대상을 정해줄 때 편안하게 그림을 그릴 수 있고요. 성취감을 맛보게 한다고 억지로 외부 활동에 밀어 넣기보다는, 아이가 걱정하는 마음을 공감하면서, 낯선 상황에 적응할 때까지 함께 있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자신의 특성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신중하고 성실한 태도를 발전시켜갈 것입니다.
셋째, ‘사회적 민감성’이 높은 기질입니다. 사회적인 관계에서 얻는 보상이나 인정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아이들이지요. 마음이 따뜻하고 감수성이 예민해서 다른 사람의 감정을 잘 살피고 좋은 관계를 형성하지만, 타인의 칭찬과 인정을 받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다 보니, 부정적인 평가를 피하려고, 남에게 영향을 많이 받고 의존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런 아이들은 부모님의 태도와 기분에도 쉽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온화하면서도 일관된 양육태도가 중요합니다. 꾸중을 들으면 자기를 미워해서 야단친다고 생각하고 상처받기 쉬우므로,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만 지적하고, 개선방향을 제시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억울함이 쌓이지 않도록 본인의 기분을 물어봐 주는 공감대화도 도움이 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주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으며 협력과 화합을 이끌어내는 온화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넷째, ‘인내력’이 높은 기질입니다. 이런 기질의 아이들은 지금 당장 외부의 보상이 없어도, 미래 더 큰 보상을 위해 하던 일을 지속적으로 유지합니다. 참을성이 있고 지구력이 좋아 어려운 과제도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끈기가 있고 성실하고 근면한 모습을 보입니다. 그러나 빠른 상황 변화에 융통성 있게 대처하는 유연성과 요령이 부족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아이들의 경우 고집이 세고 완벽주의로 빠질 수 있기 때문에 다양성과 융통성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좋습니다. 눈앞에 당면한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것만 칭찬할게 아니라, 큰 그림을 보고 넓은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고 생각을 넓혀주는 것이 좋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경쟁적인 태도가 아닌, 성취지향적이고 근면한 태도를 발전시켜갈 수 있을 것입니다.
내 아이에게 맞는 양육법, 행복한 육아의 시작
기질은 잘 변하지 않을 것 같지만, 어떤 경험과 환경을 제공하느냐에 따라 기질의 장점이 긍정적으로 발휘되면서 환경에 잘 적응하고 성숙해갑니다. 따라서 단점을 고치려고 하기보다는, 기질의 장점이 잘 드러나는 기회를 제공해주세요. 성공 경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단점은 보완됩니다.
옆집 아이에게 효과적인 양육방식이 우리 아이에게 똑같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아이도 다르고, 부모인 나 자신도 다르니까요. 자녀양육서가 넘쳐나는 요즘은 양육법을 몰라서 아이 키우는 게 어려운 게 아닌 것 같습니다. 좋다는 양육법을 알고 있지만, 정작 내 아이에게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난감할 때가 있으니까요.
이제 잠시 나와 내 아이에게 눈을 돌려 부모와 자녀의 기질을 잘 살펴보면 어떨까요? 부모인 나 자신과 내 아이의 기질을 잘 이해하고 수용할 때, 비로소 행복한 육아가 시작될 겁니다. 자녀의 기질과 부모의 양육방식이 조화를 이룰 때, 아이는 제 빛깔을 드러내며 건강하게 성장합니다. 빛나게 자라나는 아이의 눈부신 성장을 기대해봅니다. ♡
